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3000선을 돌파한 건 전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덕분이다. 기관투자가를 대표하는 주식형펀드는 개인들의 외면 속에 팔아치우기만 하며 제 역할을 못했다. 코스피가 3000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펀드 등으로 수급주체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투신)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날까지 41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3조420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이 7조1935억원, 외국인이 1조255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사들이 고객들에게 펀드 환매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순매도 행렬이 지속된 것으로 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17조4082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56조158억원에서 38조6076억원으로 31% 줄었다.
이처럼 환매규모가 커진 건 주식 직접투자를 원하는 개인들이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 대거 돈을 찾아갔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직접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지난 4일 기준 68조원을 넘기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만큼 투자자의 위험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주식형펀드의 증시 영향력이 축소될 경우 수급측면에서 불안 요인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개인들이 주도하는 단타성 자금은 악재가 돌출되면 언제든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