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CC, 실리콘 자회사 모멘티브로 넘겼지만…모멘티브 투자자들은 '심기불편'

입력 2021-01-06 17:00
≪이 기사는 01월06일(16: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CC가 실리콘 자회사들을 미국 자회사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스(이하 모멘티브)에 넘기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지배구조 일원화를 통한 효율화를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인수에 파트너로 참여한 SJL파트너스 및 국민연금·교직원공제회 등 투자자들과의 소통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KCC는 지난달 1일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한 KCC실리콘을 비롯한 실리콘 사업 부문 자회사들을 모멘티브에 매각한다고 6일 공시했다.

우선 KCC는 모멘티브의 모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 MOM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4000억원을 출자한다. KCC의 MOM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50%+1주에서 60%로 증가한다.



MOM홀딩스는 이 대금을 모멘티브코리아에 대여·출자해 KCC가 보유한 KCC실리콘 지분 100%를 인수한다. KCC실리콘의 기업가치는 3460억원으로 책정됐다. MOM홀딩스가 회사를 직접 인수할 경우, 해외법인인 모멘티브와 국내법인간 합병이 까다롭기 때문에 우회하는 구조를 짰다.

나머지 양도 대상인 KCC바실돈(KCC 영국 실리콘 자회사), KCG(KCC 중국 광저우 법인) 내 실리콘 사업부는 각각 MPM UK, MPM SH 등 현지법인이 인수한다. 동일한 기업집단 내에서 이루어지는 매각이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로 집계되는 매출액 등에는 영향이 없다.

KCC는 글로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의 지붕 아래 실리콘 사업을 통합함으로써 계열회사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모멘티브 인수 파트너였던 PEF운용사 SJL파트너스와 투자자(LP)로 참여한 국민연금·교직원공제회·과학기술인공제회·수출입은행 등 10여곳 중 일부는 이번 구조개편에 불편한 심기를 보여왔다. KCC의 실리콘 자회사들에 대한 가치평가가 공정했는지 여부가 배경으로 거론된다. 또 현재까지 50%+1주와 50%-1주로 KCC와 투자자들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지분 구도가 KCC측으로 기운 점에 대한 불만도 전해진다. 특히 KCC자회사들의 기업가치 대비 모멘티브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시기에 보다 적은 대가로 지분율을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