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 상원선거, 증시에 별 영향 못 줄 이유는 [독점 UBS리포트]

입력 2021-01-06 11:16
수정 2021-01-06 11:27


글로벌 증시가 미국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조지아주 결선투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 연방 상원은 총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한다. 조지아주 결선투표 결과가 나머지 2석의 향배를 갈라 미 상원의 '패권'을 좌우하게 된다.

미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이번주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불확실성을 주목한 영향이다. 영국 등 주요 국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강화 부담도 영향을 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달 31일 22.75에서 25대로 올랐다. 시장이 더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단 정치 베팅시장은 민주당 우세를 점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은 50% 정도로 떨어졌다.

조지아주 결선 투표는 미국 정치 전망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의회의 지원을 업어 원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법인세 인상이다. UBS는 바이든의 법인세 인상안이 실현될 경우 S&P500 기업 세후 수익이 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재정 부양책도 증시 주요 변수다. 시장은 이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불안해 하는 모양새다. 조지아 상원 선거 결과는 부양책 향배에 대한 부분적인 답변을 줄 것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또 다른 재정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UBS는 중장기적으로는 조지아 상원선거가 기존 시장 흐름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미 의회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당시엔 이 시나리오 가능성이 커졌을 때도 증시가 계속 올랐다.

현실적으로 미국 민주당이 강경한 정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하다. 민주당이 상원 2석을 차지해도 공화당이 50석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상원의원 명단엔 바이든 행정부의 어젠다를 굳이 지지할 필요가 없는 온건파들도 있다.

2022년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중간선거에선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의석을 잃는다. 민주당 입장에선 당파적인 의제를 너무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양원에서 의석 여럿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두려울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해도 법인세 인상 등 바이든 측의 주요 정책이 대거 강행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부양책도 마찬가지다.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경우 미 정부가 재정 정책을 적극적인 도구로 계속 쓸 것인가가 더 큰 문제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재정적자 우려를 후순위에 둔 채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같은 어젠다를 채택할지 여부는 경제학보단 정치공학이 결정할 것이다.

미국의 대중 정책도 크게 바뀌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 양원이 이미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대선으로 인해 최근 몇달간 비교적 조용했던 미·중 관계는 올해 다시 주요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은 관세, 정보기술정책 등 여러 주요 요소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는 세계 공급망과 각종 기술 표준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 투자자에겐 꼬리위험이 될 수 있다. 꼬리위험이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현실화할 경우 엄청난 영향을 주는 변수를 뜻한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