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만 되고 카페는 왜"…매장이용금지에 호소 나선 점주들

입력 2021-01-06 11:43
수정 2021-01-06 11:4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카페 매장 이용 금지' 조치가 길어지며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집단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카페점주의 국민청원 호소…"형평성 어긋난 규제"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형평성 없는 방역 규제에 굶어 죽는 카페 자영업자 살려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형평성에 어긋난 규제는 소상공인들의 갈등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밤 9시까지는 매장 운영이 허용되는 일반음식점과 파스타, 오믈렛 등 식사 메뉴를 시키면 매장에서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브런치 카페와 달리 카페는 매장에 고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정부가 카페를 위험하다고 생각해 집합금지를 시킨 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규제를 할 거라면 모두가 같은 규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저 업종은 영업할 수 있는데 뭐가 다르다고 카페만 이리 잡는 건가', '우리도 안전 수칙 다 지키며 음식물 취식하는 공간인데 왜 우리만 안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의문을 표했다.

청원인은 "다르게 규제하면 소상공인끼리 싸우고 감정만 상하는 꼴"이라며 "게다가 동종업계에서 서로를 신고하는 괴이한 광경들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건 평등한 방역 규제"라며 "지금과 같은 중구난방의 규제는 다 같이 힘을 합쳐도 모자란 판국에 서로를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커지는 비판 목소리…단체로 뭉친 카페 자영업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반발 목소리는 집단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전국카페사장연합회'가 개설됐다. 6일 기준 이 카페의 회원수는 2500여 명에 달한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공간을 통해 릴레이 시위 계획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 뒤, 다음날에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온라인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도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올린 뒤 정부의 답변을 서로 공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카페는 죽었다'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집단행동을 통해 '홀(매장) 영업 허용'을 쟁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커뮤니티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처음으로 카페 사장들이 하나로 뭉치게 됐다"며 "'홀 영업' 하나만 보고 앞으로 달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부터 카페는 포장·배달 영업만 할 수 있다. 매장 내부를 이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무인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일반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까지 정상 영업을 하되 그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점이나 브런치 메뉴를 파는 카페는 식사류를 주문하는 방문객에 한해 매장 내부 취식을 허용할 수 있다. 단, 단계별 방역지침과는 별도로 5인 이상 모임은 금지돼 식당 및 패스트푸드점 등에서는 최대 4인까지만 한 팀으로 식사가 허용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