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굿즈 판매까지…선넘은 상업화 논란

입력 2021-01-06 09:40
수정 2021-01-06 09:41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애도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일 온라인상에는 '정인아 미안해'라는 글씨가 새겨진 의류, 가방, 쿠션, 스마트폰 케이스 등 각종 물건이 판매되고 있다. 이른바 '정인아 미안해' 굿즈다.

여명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악의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으로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와중, '정인아 미안해' 굿즈가 등장했다. 죽음을 패션으로 만드는 세상이다"라며 "'스마트폰 블랙 (무광/유광)' , '사틴 원단' 따위의 제품 설명이 상스러워보이는 것은 나만의 불편함일까"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해당 물건 판매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찾아가 문의 글을 남기고 답변받기도 했다. 수익금 용도에 대해 묻자 판매자는 "안 팔릴 걸요? 팔리면 기부할게요"라고 답변했다.

이같은 내용이 '정인아 미안해 굿즈 등장'이라는 글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퍼지자, 해당 판매자는 결국 "죄송하다. 그냥 단순하게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제품을 제작한 것인데 많은 분들 질타로 생각이 짧았음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판매자는 사과문에도 사과 내용과는 관련 없는 업체 홍보용 해시태그를 달아 다시 질타 받았다. 해당 업체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굿즈 판매 외에도 온라인상에선 홍보성 게시글에 내용과 상관없이 '정인아 미안해' 해시태그를 다는 등 추모 분위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인아 미안해' 해시태그를 끼워 넣으면 조회수가 늘어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3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쇼핑몰 모델은 '정인아 미안해'를 올리며 추가 해시태그에 자신의 쇼핑몰을 홍보하는 문구 십여개를 덧붙였다. 10만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는 헬스 트레이너도 '정인아 미안해' 사진을 올린 날 짜장면 먹방 유튜브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해 10월 서울 양천구 소재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당시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신체 곳곳에는 뼈가 부러진 흔적도 있었다.

검찰은 지난달 정인이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양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