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은행이 현 사외이사인 아이린 리 하이산부동산그룹 회장(사진)을 신임 회장으로 내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1933년 설립된 홍콩 최대 토종 은행에서 88년 만에 처음 나온 여성 수장이다. 항셍은행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루이자 청도 여성이다.
리 신임 회장은 2분기 중 13년 동안 회장을 맡아온 레이먼드 치엔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그는 호주 커먼웰스은행, 미국 씨티그룹 등에서 40여 년 경력을 쌓아온 금융인이다. 2014년부터 항셍은행과 이 회사 모기업인 HSBC의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홍콩 중앙은행인 홍콩통화청(HKMA) 외환부문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리 회장은 “은행업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는 시점에 회장직을 맡게 돼 업무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며 “홍콩 경제의 부흥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항셍은행은 홍콩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항셍지수를 개발·운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여전히 남성 중심인 홍콩 금융가에 여성 수장이 나온 것은 업계의 다양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