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 씨가 5일 16개월만에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 묘소를 찾았다.
이영애는 이날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아 양부모에게 학대당해 숨진 정인양을 추모했다. 이날 두 자녀도 이영애와 동행했다.
이영애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영애 씨가 이날 쌍둥이 자녀, 남편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정인이의 묘지를 찾은 것이 맞다"며 "사건을 기사로 접하고 안타까워하던 중 묘지가 가까워 직접 방문해 추모했다. 매니저도 동행하지 않고 조용히 가족들끼리 찾았다"고 전했다.
정인이의 유골은 지난해 10월 16일 어린이 전문 화초장지인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이날 묘원에는 이씨뿐 아니라 정인양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정인이의 고통을 알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하며 편안하게 쉴수 있길 기원했다.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세번 심정지 끝에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정인이는 양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다. 특히 등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뱃속은 피로 가득찬 상태였으며 가장 내부에 위치해 있는 장기 췌장이 절단된 상태였다.
정인이 입양 이후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정인의 양모는 정인이가 응급실에서 심정지가 온 상태에서 어묵을 공구했으며 사망 이틀 후에는 맘카페에 식기세척기 설치에 대한 글을 올리는 등 인면수심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의 양부 또한 폭행 사실에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지만 응급실 방문전 양모가 보낸 메시지 '응급실 데려가? 형식적으로'라는 대화에서 보듯 두 사람간에 상황에 대한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 치사죄로 기소된 양모와 방임죄로 불구속기소 상태인 양부의 재판은 13일 열린다. 죄질에 비춰볼 때 형량이 약 두 배 높은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검찰은 정인이의 사망 원인에 대한 재감정을 의뢰했다.
양엄마는 '아이를 떨어뜨렸을 뿐'이라며 고의적 폭행 혐의를 부인했고, 이를 뒤집지 못한 검찰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