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통화 내용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아 당황하는 일은 직장인들의 흔한 경험이다. 이를 막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한 뒤 다시 듣거나 아예 녹취록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아틀라스랩스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자동으로 텍스트화해주는 전화 앱 ‘스위치’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작년 7월 iOS 버전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5일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스위치 앱은 통화 내용을 본인과 통화 상대방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로 제시해준다. 여기에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인식 솔루션 ‘제로스’가 적용됐다. 통화 녹음 기능이 없는 아이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기의 통화 기능이 아니라 자체 앱에 적용한 인터넷전화(VoIP) 기능을 활용한다.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는 “스위치는 큰 틀에서 전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웹으로 통화 내용을 실시간 관리할 수도 있다. 모바일 앱과 연동되는 웹 서비스인 ‘스위치 커넥트’를 활용하면 된다. 통화하는 도중에 PC로 텍스트화된 통화 내용을 확인하고 태그, 메모, 즐겨찾기, 통화 내용 검색과 공유 등을 할 수 있다. 향후 중요한 내용을 하이라이트하고, 핵심 키워드를 저장해 놓으면 자동으로 별도 텍스트를 저장해주는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수익모델은 서비스에 과금하는 방식이다. 통화 시간 단위로 60분에 5000원씩 충전하거나, 월 1만원에 무제한 이용권을 구독할 수 있다. 팀 단위 구독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틀라스랩스는 소비자용 앱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분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전화를 많이 쓰는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통화 내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2016년 아틀라스랩스 창업 당시 아이템은 회의를 자동으로 기록하는 앱이었다. ‘미팅노트’라는 이름으로 휴대폰으로 회의 내용을 녹음해 텍스트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녹음 품질 문제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사업 아이템을 전화로 ‘피봇(전환)’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상담 등 전화를 활용한 사업을 펼치는 기업에서 관심을 보였다. 아틀라스랩스는 정식 서비스 출시 전 6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조태영 아틀라스랩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람들 간의 대화는 ‘블랙박스’와 같다”며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사라졌던 대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어, 일본어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