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강세(환율 하락)가 지속되면서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6.5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 데다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9% 내린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을 내렸다는 건 그만큼 가치를 올렸다는 뜻이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달러당 6.5위안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6월 25일(달러당 6.4893위안) 이후 2년 반 만이다.
로이터통신은 인민은행의 이날 환율 인하폭은 중국이 2005년 7월 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 번에 2%를 인하(위안화 절상)한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연동하는 페그제를 포기하고, 기준환율을 외환시장 흐름과 주요국 통화에 연동하도록 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큰 폭으로 환율을 조정한 것은 전날 외환시장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1.01% 내린 6.4597위안으로 마감했다. 홍콩 역외시장 환율도 6.4위안대로 내려갔다.
중국 지도부는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인 ‘쌍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쓰던 인위적 변수인 ‘경기대응요소’도 지난해 10월 없앴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올해 내내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달러당 5위안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