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언급했다가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사면 조건으로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4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중계된 최고위원회의 댓글 창에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며 이낙연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친문 지지자들 댓글이 쇄도했다.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낙연 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강성 지지자들은 이낙연 대표 사무실 전화번호 등을 공유하며 항의전화를 유도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낙연 대표실에 직접 항의전화를 했다는 내용의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온라인상에서 "이낙연의 주군은 MB(이명박)"라면서 "이제라도 그의 실체를 알았으니 얼른 민주당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 태생임을 지적하며 이낙연 대표가 '토착왜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대선 전에 이낙연의 실체를 알게 된 건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낙연 대표에게 정계 은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표를 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친문 성향 방송인 황교익 씨도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위해 써야 하는 카드를 이낙연이 챙겨먹었다"며 "정치가 참 무섭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에 대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도 반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인 이재오 고문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과 요구는)시중의 잡범들에게나 하는 얘기"라며 "당사자들 입장에선 2년, 3년 감옥에서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