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코로나 국면인데 "물류기업에 투자하라"는 美 월가…왜?

입력 2021-01-04 17:24
수정 2021-01-04 17:32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FDX)와 UPS(UPS)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에도 이들 종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미국 경제가 점점 탈(脫) 코로나19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월가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페덱스와 UPS가 올해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비대면 경제가 부상하는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소매 물류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물류도 회복됨에 따라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는 “페덱스, UPS 등 물류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장기적으로 계속 개선될 것”이라며 “최근처럼 주가가 주춤한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도 “물류 기업 주가의 고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코웬(Cowen)의 수석애널리스트 헬레인 베커는 “물류기업은 여전히 저평가됐다”며 “운송 마진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송데이터 분석회사 십매트릭스(ShipMatrix)의 사티 진델 회장은 “배송 기업은 현재 물류 인프라를 최대한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필요한만큼의 배송 능력을 더 갖추려면 18개월에서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류 기업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운송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온라인 쇼핑 배송에 특화된 페덱스그라운드(FedEx Ground)에 따르면 이 기업은 지난해 물류 경유지 통과와 관련된 효율성이 22% 증가했고 경유 비용은 15% 감소했다. 헨리 메이어 페덱스그라운드 대표는 “효율성이 올라가면서 마진율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글로벌 경제가 빠져나오면서 비즈니스 물류가 회복되면 페덱스와 UPS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기업 파르나소스의 이안 섹스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마존(AMZN)은 언제가 UPS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