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식 거래일인 4일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지난해 코로나19란 악재를 뚫고 보여준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대 그룹이 미래를 위해 준비한 ‘성장 스토리’에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응한 결과다. 4대 그룹의 시가총액 합계는 하루 만에 40조원 넘게 늘었다. 그 덕에 코스피지수는 사상 첫 3000대 돌파까지 2%도 채 안 남게 됐다. 미래차 싹 올랐다
이날 현대차는 8.07% 오른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년 내 최고가다.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 주요 종목이 줄줄이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12.33%, 현대위아는 가격제한폭인 29.91% 올랐다. 미래 자동차에 대한 기대 때문에 오른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LG화학(7.89%) 삼성SDI(6.85%) SK이노베이션(21.58%) 등 배터리 3강의 주가도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미래차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영향이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화학(2580억원)이다. 현대차(1747억원)가 뒤를 이었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도 SK이노베이션은 295억원어치 샀다.
새해를 맞아 성장주가 다시 증시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영향이다. 연말에는 경기민감주와 배당주에 집중했던 자금이 연초에 다시 성장주를 중심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4대 그룹이 코로나19에도 집중 투자한 사업 분야인 미래차, 배터리 등이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글로벌 성장산업이면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비해 한국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며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승 구간에 진입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투톱도 최고가이날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업황 개선 기대에 풍부한 유동성이 더해지며 나란히 최고가를 썼다. 삼성전자는 2.47% 오른 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만44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시총 500조원(우선주 제외)을 돌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6.33% 오른 1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부터 D램 현물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를 각각 6583억원, 14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약 1조원)의 80% 이상이 삼성전자였다. 4대 그룹 시총 1151조원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종목들의 시총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말 4대 그룹 총 59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1108조4569억원이었지만 이날 하루 만에 1151조3207억원으로 42조8638억원(3.86%) 늘었다.
삼성그룹 16개 종목 시총 합계는 682조4324억원에서 699조233억원으로 16조5909억원(2.43%) 많아졌다. SK그룹 18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도 171조4945억원에서 181조4015억원으로 5.77% 늘었다. LG그룹 13개 종목은 139조9337억원에서 147조7799억원으로 1.31% 증가했다.
상승폭은 현대차가 가장 컸다. 12개 종목 시총 합계가 114조5963억원에서 123조1160억원으로 7.43%나 급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