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지수가 29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강세장을 훼손시킬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대거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0.98포인트(2.47%) 상승한 2944.4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946.54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강세장 분위기를 훼손시킬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강화됐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점이 증시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국내 지난해 12월 수출은 역대급 기록을 냈다. 총수출액이 514억1000만달러, 수입액이 44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1.8% 늘었다.
총수출액은 역대 12월 최고치로 총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6개월만이다.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역대 15차례뿐이었는데, 2019년에는 한 차례도 없었고 마지막 사례인 2018년 11월 이후 25개월만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구축하는 '1월 효과'와 더불어 매크로 측면에서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을 걸만한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2차전지 등 국내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달러화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9.89로 전날보다 0.25포인트(0.28%) 올랐다. 다만 여전히 90 밑에서 유지되면서 약달러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 약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상승(원화 가치 강세)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하락한 1082.1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미들의 저력은 새해 첫 날부터 확인됐다. 개인들은 1조286억원, 외국인은 891억원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조1851억원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590억원, 비차익거래가 5250억원 순매도로 총 584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이자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급등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000원(2.47%) 상승한 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키움증권 리포트를 보면 디램(DRAM) 가격 상승 등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도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1만5500원(8.07%) 뛴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29%대로, 현대모비스는 12%대로 상승했다.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국내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이오닉5는 당초 오는 4월 출시가 예상됐지만 최근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 사전예약을 개시하면서 공개한 구체적 제원 및 향후 일정에 따라 내달 공개될 가능성이 부각됐다.
전기차 기대감이 커지면서 2차전지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4만1000원(21.58%) 급등한 2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삼성SDI도 각각 7.89%, 6.85%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소폭 올랐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9.20포인트(0.95%) 상승한 977.62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3774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 기관은 각각 794억원, 2692억원 매도 우위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