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는 지난해 예상 밖의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선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연초부터 선복(화물량)을 줄였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5일 기준 2641.8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시기별 운임지수를 산출한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4월 말(818포인트) 대비 세 배 이상으로 올랐다.
해운업계는 이 같은 운임 급등이 최소한 오는 2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코로나19 안정화가 단기간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컨테이너 박스 수급 불균형, 항만 적체 악화 등이 적어도 2월 중국 춘제(설)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임 강세는 HMM(옛 현대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사에 운임은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따른 저유가도 이어지며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됐다. 국내 유일 원양국적선사인 HMM은 지난해 2분기 21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이어 3분기 277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0년 만에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4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HMM의 주력 노선인 미주노선 운임이 연일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