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오리 가격 다 뛰는데…정부 "안정적인 상황"

입력 2021-01-03 11:00
수정 2021-01-03 11:03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계란과 닭, 오리 가격이 뛰고 있다. 전국적으로 12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살처분된 데 따른 여파다. 이같은 상황에도 정부는 "가격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닭고기 가격은 kg당 5455원을 기록했다. 11월 평균 가격에 비해 4.6% 뛰었다. 전년 12월 5129원에 비해선 6.4% 값이 올랐다. 직전 5년간의 평균 가격을 뜻하는 평년 대비로도 5.5% 높은 상황이다.

계란은 특란 10개 기준 1954원으로 2000원에 육박했다. 전월 대비 5.5%, 전년 대비로는 9.5% 높은 가격이다. 오리는 kg당 2313원으로 전달에 비해 59.6%, 작년 12월에 비해 70.7% 값이 올랐다.

가금류 관련 각종 식료품 가격이 뛰는 것은 고병원성 AI 확산과 관련이 높다. 지난 1일 전남 무안의 산란계 농장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올들어서도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고병원성 AI 확진판정 농장 수는 총 40곳으로 늘었다.

확진 농장의 주변 3km 이내의 농장의 가금류를 살처분해야하는 방역 지침에 따라 살처분 농가 수는 모두 235곳으로 늘었다. 지난 2일까지 총 1269만3000마리의 가금류가 매몰됐다. 산란계가 467만20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육계 413만9000마리와 종계 41만5000마리, 토종닭 36만5000마리를 더하면 총 959만1000마리의 닭이 살처분됐다. 오리는 육용오리 129만9000마리, 종오리 6만1000마리 등이 매몰됐고, 메추리와 관상조 등 174만2000마리도 살처분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AI 발생에도 계란·닭고기·오리고기 등 공급 안정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전반적인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평년 대비 2.0% 감소했으나 종계 농장은 피해가 없어 계란 생산기반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계도 살처분에도 불구하고 사육마릿수가 평년보다 3.0% 많다고 덧붙였다. 오리는 냉동재고가 73.6%가 많다며 공급 여력이 평년 대비 4.3% 많다고 했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가정소비 증가 영향"에 무게를 뒀다. 오리고기 가격의 폭등에 대해선 "살처분과 이동중지 등에 따른 일시적 공급차질 때문"으로 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계란?닭고기?오리고기 등의 수급 문제는 크지 않다"며 "수급불안 우려가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농협·생산자단체?유통업계 등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