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사고 싶어도 못사는 베트남 주식?…"ETF로 간접 투자하세요"

입력 2020-12-31 14:42
수정 2020-12-31 14:45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지나갔다.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과정에서 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3월 중 659.2pt까지 급락했던 VN지수는 베트남 내 코로나19 통제에 따른 경기 정상화와 베트남판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1,000선까지 회복했다.

MSCI 프런티어 내 국가 비중 확대라는 호재까지 더해지며 베트남 개별 종목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FOL(Foreign Ownership Limit,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로 일부 대형주와 은행주는 외국인 투자자의 장중 매매가 불가능하다. IT기업 FPT(FPT VM Equity), 귀금속 제조 및 유통업체 푸뉴언쥬얼리(PNJ VM Equity), 전자제품 유통업체 모바일월드(MWG VM Equity)가 대표적인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종목이다. 관련 법 개정을 통해 FOL을 완화시키고 있으나 경영진의 의사 결정 또는 정부 지정 규제 산업(은행, 통신 등)으로 분류돼 FOL을 유지 중이다.

FOL로 인한 투자자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2019년 호치민거래소는 3개의 신규 지수를 도입했다. 이 중 금융선도지수(Vietnam Leading Financial Index)와 다이아몬드지수(Vietnam Diamond Index)를 추종하는 ETF가 2020년 중 호치민거래소에 상장됐다.



FUESSVFL ETF(금융선도지수 추종)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증권, 보험 등이 편입된다. 은행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FOL이 2003년 30% 이내로 완화된 이후 추가 규제 완화가 없다. 대다수의 은행은 국영상업은행으로 중앙은행(SBV)이나 재정부가 지분을 보유해 유통 주식 수도 적은 편이다. 신흥국의 발전 과정에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의 발달이 필연적인 점을 고려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FUEVFVND ETF(다이아몬드지수 추종)는 독특하게 지수 구성 기준에 ‘FOL’을 포함된다. 업종에 상관없이 일정 기준 이상의 시가총액, 유동성을 충족하는 종목 중 FOL이 95% 이상 소진된(외국인 매입 가능 한도가 5% 이하로 남은) 종목으로 구성된다. 규제 산업에 해당되지 않으나 개별 기업에서 경영 상의 이유로 FOL을 확대하지 않는 FPT, 모바일월드, 푸뉴언쥬얼리, 제마뎁 등을 ETF를 통해 간접 투자할 수 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시장 접근성 제한, FOL 소진 등 제약 요건을 고려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는 개별 종목보다 ETF 투자가 더 용이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숨겨진 승자, 베트남’에 투자를 고려한다면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ETF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