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검찰청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에 대한 미담을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0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누리꾼은 "윤석열은 같이 근무한 8급 수사관, 청소하시는 같은 층 여사님 다 챙김. 진심으로 챙김"이라며 "그냥 박찬호같이 말하는 거 좋아해서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전직 야구선수 박찬호의 별명은 TMT(Too Much Talker '투머치토커')다.
블라인드에서 특정 회사 소속으로 글을 쓰려면 인증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해당 누리꾼은 실제 대검찰청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
이 누리꾼은 "장관급 공직자인데 메신저로 쪽지 보내면 읽자마자 다 답장해줌. 그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진한)징계 먹고 나가는 날도 답장받았다는 막내 수사관을 봄. 총장님한테 미친 척하고 보냈는데 답장 옴"이라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좌천됐을 때 대구랑 대전에서 저녁에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 먹고 야근하던 모습에 직원들이 그냥 다 뿅 가버림"이라며 "정권에 찍혀서 좌천됐는데 그냥 일반형사사건 붙들고 혼자 밤새가면 일하던 모습을 봤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누리꾼은 "총장님이 원래 밤에 집 근처에서 부르면 나와서 술값도 내주고 그래서 이용구(법무차관) 환송회 때도 부른 듯"이라며 "수사관들끼리 술 먹다가 밤 10시에 전화했는데 안 나오심. 다음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미안했다고 돈 보내심"이라고 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용구 차관은 지난 4월 법무부 법무실장에서 사퇴하기 직전 법무부 간부들과 환송회를 겸한 술자리를 가지다가 뒤늦게 합류한 윤 총장에게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십만원 주고 다들 사는 건데 (조국 일가를)왜 수사했느냐"며 따졌다고 한다.
누리꾼은 윤 총장에 대한 미담만 늘어놓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총장 잘 되던 말던 나는 무관함"이라면서도 "윤 총장은 이래라저래라 사소한 지시를 안 한다. 그래서 '10초 보고'란 말이 있다. 보고하러 가면 '어 그래 알았어' '오케이'다. 조국 수사도 수사팀이 다해서 보고하고 총장은 그냥 결정만 내렸다더라"라고 설명했다.
누리꾼은 "언론에서 조국 사촌동생이 해외나갔다, (조국 전 장관 딸)조민 논문저자 문제 있다 떠들어대서 수사팀이 수사 개시하겠다고 하니 '하려면 제대로 해라' 이 정도 한거지. 그때 안했어봐. 지금 경찰 이용구처럼 되는 거"라고 했다.
최근 경찰은 이용구 차관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누리꾼은 윤석열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는 "한동훈은 2010년 초반부터 검찰 내에서 천재라고 소문난 인간이야"라며 "검찰 내에서 검사들이 '한동훈은 천재다'라고 하면 도대체 어느 정도겠니. 근데 타고난 천재이고 수사도 엄청 잘하는데 이 양반이 체질상 술은 한 잔도 못해요. 선배들은 그냥 꼴보기 싫지. 술자리 나와서 머리도 조아리고 해야 하는데"라고 했다.
이어 "근데 윤 총장이 부산 갔을 때 한동훈이 막 악수하면서 표정 보면 좋아죽잖아. 자기가 보고한 거 안 막고 다 오케이 했으니까. 그 천재가 총장 보면 좋아 죽는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리꾼은 "총장이 맨날 하는 말이 '여러분의 정의로운 마음을 지켜주겠다'"라며 "이러니 밑에서 알아서 열심히 하고 총장은 그냥 흐름만 짚는 거"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