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호텔' A380, 10대 중 9대 멈췄다…코로나 시대 활동지는?

입력 2020-12-31 10:09
수정 2021-01-16 00: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의 세계 최대 여객기 A380 10대 중 9대 이상의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선 수요 급감 속 항공사들이 장거리 운항 편수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자 A380 등 대형 항공기의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항공 정보업체 시리움의 '2020 에어라인 인사이트 리뷰' 보고서를 인용해 이달 초 243대의 A380 중 21대만 운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수요 급감과 비용 증가로 인한 조치라고 전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후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경 봉쇄로 인해 공항과 항공사들이 다수의 장거리 노선을 축소했다.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한 지난 4월 당시 일일 세계 항공기 운항편수는 1만3600대에 그쳤다. 이는 1월 초 당시보다 86% 추락한 수치다.

여기에 항공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도 옅어지면서 최근 550석 규모의 A380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항공사들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2022년까지 10대의 A380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역시 A380 운항 포기 계획을 밝혔고, 싱가포르항공도 19대 중 7대의 영구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싱가포르항공은 2007년 10월 A380을 민간여객기로 처음 운영한 항공사다.

에어버스가 2007년 A380 소개 당시 제시한 항공기의 수명은 통상 30년 가량이지만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수명이 짧아지는 분위기다. 또한 데일리메일은 A380뿐 아니라 366석의 보잉 747기 역시 운항 대수 감소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움은 "보잉 747과 A380 등 대형 항공기가 예상보다 더 이른 은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던 A380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른 곳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국제선 수요가 줄자 아시아나항공은 A380을 무착륙 여행인 '관광비행'에 투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A380의 좌석수는 당초 495석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지침에 따라 이용 가능한 295석만 운영한다.

싱가포르항공은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버스사의 A380기에 식당을 열어 여행객 대신 식객을 맞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FSC)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A380을 각각 10대, 6대 보유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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