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한번에 빨래도 새벽배송…휴대폰 속 '신개념 세탁소'

입력 2020-12-30 17:11
수정 2020-12-31 02:52
서울 독산동에 있는 세탁특공대의 세탁 공장 ‘바림공장’에는 매일 오전 6시 1만여 장의 세탁물이 들어온다. 카카오톡 등으로 주문한 소비자들이 전날 밤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내놓은 세탁물이다. 직원들은 가방을 하나하나 열어 세탁물을 분류한다.

오전 9시 세탁을 시작한다. 얼룩을 지우고, 세탁하고, 깨끗이 빨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옷들을 건조하고 다린다. 이후 포장된 의류는 오후 8시부터 배송차량에 실려 주인에게 돌아간다.

세탁특공대는 모바일 세탁 대행 서비스다. 밤 12시 전 주문하고 세탁물을 내놓으면 이틀 뒤 새벽에 받을 수 있다. 맞벌이 가정과 직장인 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서울 전역과 경기 성남시, 하남시, 고양시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세탁특공대를 운영하는 워시스왓의 예상욱, 남궁진아 대표는 부부 최고경영자(CEO)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세탁 대행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업계 1위다.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총 120억원을 투자받았다.

초기에는 서울 강남 지역의 세탁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세탁 중개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주문량이 점차 늘어 개별 세탁소들이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제각각인 세탁 품질도 통일할 필요가 있었다. 두 대표는 고민 끝에 직접 세탁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코인 빨래방을 운영하고 세탁소를 인수했다. 사장님들과 함께 일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직접 세탁업을 해보니 판단이 섰다. 노동집약적인 세탁업을 기술 기반 사업으로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세탁 공정만 정확하면 품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지난 4월 세운 바림공장은 그 결과다. 약 3000㎡(900평) 면적에 컨베이어벨트 방식의 설비를 갖추고 효율적인 세탁 동선을 짰다. 바림공장에선 하루 1만2000장 이상 세탁할 수 있다.

세탁특공대는 공장 설계를 위해 최정호 전 쿠팡 물류기획실 팀장을 영입했다. 그는 예스24와 11번가, 쿠팡을 거친 물류센터 베테랑이다. 이탈리아 회사 메탈프로게티의 고가 설비도 들였다. 의류 포장·출고 자동화 설비다. 남궁 대표는 “전체 공정의 80%를 자동화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도 수시로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특공대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매출은 올해 초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0억원. 내년엔 두 배인 2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유통 대기업들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세탁특공대는 지난 7월 편의점 GS25의 세탁 서비스를 맡았다. 소비자들이 점포에 세탁물을 맡기면 수거해 세탁한 뒤 배송해준다. 지난 18일부터는 당근마켓을 통해서도 주문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챗봇, SK텔레콤 스마트홈 등에서도 세탁특공대 주문이 가능하다.

세탁특공대는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수도권 지역의 세탁 시장 규모는 연 3조원, 전국은 5조원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