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구매' 아스트라제네카 신뢰성 논란…2월 접종 가능할까

입력 2020-12-30 13:04
수정 2021-01-29 00:31

'국내 1호' 도입이 유력한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계속 번지고 있다.

앞서 백신 투여량을 두고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번에는 유럽연합(EU) 의약당국에 백신 사용 승인 신청도 하지 않아 1월 진행 예정이었던 백신 보급 시기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럽연합(EU)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EU "아스트라제네카 신청도 안해…'효과 입증' 화이자 백신 추가"로이터통신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노엘 와티온 유럽의약품청(EMA) 부국장이 벨기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청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와티온 부국장은 "백신에 대한 일부 정보는 제공받긴 했지만 조건부 마케팅 면허를 내줄 만큼 충분치 않다"며 "백신의 품질에 대한 추가 자료가 필요하며 이후 업체가 정식으로 사용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음 달 EMA로부터 승인을 획득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의 의료보건물자규제국(MHRA)에만 정식으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낸 상태다. 미 식품의약국(FDA)에는 아직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주문하기로 했다"면서 "이로써 우리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3억 도즈를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백신 투여량' 안전성 논란도…정부 "FDA와 별개로 승인"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투여량을 두고 효과와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3상 임상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투약 용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23일 백신의 예방 효과가 평균 70%라고 발표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2회 모두 정량을 투입했을 때는 50%, 1회 접종 때 정량의 절반을 투여했을 때, 효능이 90%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90%의 예방 효과를 보인 저용량 투약 방식이 연구진의 실수였다는 점을 뒤늦게 공개했다. 여기에 연구원들은 참가자들이 저용량을 투여했을 때 왜 백신이 더 잘 작동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설명하지 못해 투명성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의 요청에 따라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 정부가 이미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분기 접종을 계획하고 있는 제품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 분을 선구매한 상태로, 내년 2월 대량 공급을 진행해 즉시 접종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제품과 달리 아직 임상 3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내승인이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는 미 FDA 등 해외 당국의 승인과는 별개로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로 들여올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