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씨앗, RCPS 전량 보통주 전환…코스닥 이전 상장 임박?

입력 2020-12-30 10:06
≪이 기사는 12월29일(04: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사진 인화 업체 씨앗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들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한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인 씨앗은 RCPS 167만4352주 전부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120만주는 1대 1 비율로, 16만6660주는 1대 1.2 비율로, 30만7692주는 1대 1.3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한다. 늘어나는 보통주는 총 179만9991주다. 현재 발행 주식수(411만7480주)의 44%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총 90억원어치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기술신용보증기금(10억원), 06기보IT전문투자조합(20억원), 파인밸류투자자문(5억원), 컴퍼니케이파트너스(20억원), 서울투자파트너스(10억원), 이노폴리스파트너스(10억원), 에이치인베스트먼트(15억원)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발행한 RCPS가 이번에 모두 전환 청구됐다.

RCPS는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원금을 보전할 수 있어 벤처 투자에 자주 쓰인다. 증시 상장이 결정되면 상환권을 행사할 필요가 줄어, 상장 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입장에서도 상장 전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유인이 크다. 일반기업회계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비상장사는 RCPS를 자본으로 분류하지만, 상장 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면 부채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씨앗도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라 RCPS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도 작년 말 부채비율이 220.1%로 높은 편이다. RCPS를 보유한 채로 K-IFRS를 적용하면 부채비율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선 씨앗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지난 9월 말 1690원이던 씨앗 주가는 28일 현재 4695원으로 177.8% 올랐다.

씨앗 관계자는 “코스닥 이전 상장은 항상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씨앗은 2015년 코넥스에 상장했다. 사진과 신분증 출력을 위한 프린터 잉크리본과 인화지 등을 제조한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뽑을 수 있는 모바일 포토 프린터 시장에도 진출해 ‘포토비’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팔고 있다. LG전자의 ‘포켓포토 스냅’도 생산자개발방식(ODM)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62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