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 속 신용도 회복 노리는 깨끗한나라

입력 2020-12-30 09:58
≪이 기사는 12월29일(09: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깨끗한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신용도 회복을 노리고 있다.

한 때 'A급' 기업까지 넘보던 깨끗한나라는 유해물질 논란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신용도가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백판지와 위생용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원재료 가격까지 하락해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깨끗한나라가 과거 신용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올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5.3%를 나타냈다. 2017년 말부터 깨끗한나라의 부채비율은 줄곧 200%대 초중반을 유지해왔다.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도 10.3%를 기록해, 지난해 0.9%에서 크게 뛰었다.

깨끗한나라는 백판지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하다가 1985년 금강제지를 인수하면서 위생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지금은 백판지와 화장지, 생리대, 기저귀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2017~2018년 유해성 논란에 따른 생리대 등 패드류 판매 위축으로 부진을 겪었다. 생리대 시장 점유율은 2016년 기준 12.7%에서 2018년 5.4%까지 낮아졌다. 물티슈와 기저귀 등의 시장 점유율도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후 판매를 재개했다. 생리대와 기저귀 매출도 반등했다. 이러면서 지난해 이후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해 회복세를 띠고 있다. 매출 회복에 원재료비까지 줄어든 덕분이다.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에 따른 고지수입 규제로 고지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펄프 가격 역시 중국의 수요 감소로 떨어지고 있다. 절감된 재료비는 깨끗한나라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서는 중국의 경기 침체로 원재료 가격이 더욱 하락한 데 비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백판지와 위생용품 등 제품 전반적으로 수요가 커졌다. 영업현금흐름 확대에 기반해 순차입금은 2018년 말 2514억원에서 올 9월 말 기준 2140억원까지 감축됐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도 올 3분기 누적 기준 2.3배로 개선됐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EBITDA 마진은 15.4%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에 따른 물류 증대, 위생관념 강화 등으로 수급 여건이 크게 저하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개선된 수익창출능력이 앞으로도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깨끗한나라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현재 BBB인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깨끗한나라는 유해성 논란 이전까지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BBB+ 신용등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BBB로 낮아진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깨끗한나라가 EBITDA 마진을 6% 이상으로 유지하고,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