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초 도시 봉쇄 수준의 최악 위기를 맞았던 대구시가 산업단지 대개조, 도심융합특구 등 국책사업을 잇따라 유치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자발적 봉쇄로 팬데믹(대유행) 위기를 극복한 대구시민정신과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홍의락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한 권영진 대구시장(사진)의 협치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시장은 29일 올해 시정 성과와 관련해 “2020년은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위기에도 굴하지 않는 시민정신과 대구의 저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제사회 분야 대구의 올해 가장 큰 성과는 대구군공항과 민간공항의 통합이전지 확정이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8일 경북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최종 이전지로 의결했다. 2028년 통합공항이 완공되면 대구는 24만 명이 겪어온 소음 피해에서 벗어나고 시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고도제한 구역 해제로 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으로 대구의 공간구조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2일 대구시청별관(옛 경북도청 터)과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를 잇는 98만㎡가 도심융합특구 선도 사업지로 선정돼 경기 판교 2밸리와 같은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29일에는 도시철도 수성구와 북구를 잇는 엑스코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도심 재생과 도심융합특구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 제조업의 근간이자 생산의 85%를 책임지는 산업단지를 새롭게 하는 산단대개조 사업도 정부 합동 공모에 선정됐다. 44개 사업에 8800억원이 투입된다. 대구의 동서 균형발전을 위한 서대구 역세권 개발도 순조롭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개발 1차 협상 대상자 선정이 완료됐다. 서대구고속철도역은 75%의 공정률을 보이며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권 시장이 추진해온 5+1 신산업도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 국가 물산업클러스터에는 국내외 32개 기업을 유치해 입주 기업이 99개로 늘었다. 로봇산업은 이동식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해 LG전자, 두산로보틱스, 한화기계 등 대기업들이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대구가 위기 속에서 이처럼 많은 성과를 냈지만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11월 말까지 안정세이던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대구 경제도 다시 얼어붙고 있다. 대구는 29일 현재 확진자 수가 18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권 시장은 “방역과 경제도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통해 세계 최초의 사례를 만들고 위기를 극복해왔다”며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100년을 위한 신산업과 공간 혁신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