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내년부터 4세대 이동통신(LTE)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한 함정을 운영한다. 모든 함정 승조원들은 LTE 망에 연결된 스마트워치를 지급받게 된다. 음영구역이 생겨 소통이 원활하지 않던 무전기를 스마트워치가 대신하며 긴급 상황 대처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군은 ‘스마트 네이비’ 사업의 일환으로 SK텔레콤과 협업해 한국형구축함인 양만춘함(3200t)에 최초로 LTE 네트워크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해군은 지난 10월부터 시험평가를 진행했고 내년부터 정상 운용을 시작한다. 함정에는 LTE 기지국과 서버 장비와 사물인터넷(IoT)이 설치됐다. 함정이 독립적인 기지국이 되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양만춘함에 이동전화망 번호를 부여해 정식 기지국 수행 자격을 인정했다.
기존에는 함정 내 통신 음영구역이 여러 곳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다. 함정이 철제로 구축되고 내부 구조가 복잡하다보니 통신수단으로 사용되는 무전기의 전파가 모든 구역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무전기의 특성상 일방향으로 음성 정보만 전달할 수 있었고, 기기도 함정 내 각 구역 담당자에게만 지급됐다.
하지만 LTE 네트워크 구축으로 함정 내의 통신 음영구역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승조원들이 자신의 스마트워치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음성 뿐 아니라 영상이나 문자도 어디서든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변화다. 승조원에게 심박수 이상 발생 등 건강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스마트워치가 긴급 알람을 작동해 즉시 대처할 수 있다.
해군은 2017년도부터 함정 무선네트워크 체계 구축 사업을 검토해왔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의 협약을 맺고 1년여간 양만춘함을 ‘스마트 함정’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다른 함정에도 순차적으로 LTE 통신망이 구축되면 함정 간 통신도 원활해질 전망이다.
한편 해군은 함정 무선네트워크 체계를 활용한 ‘스마트 항만기지’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함정이 부두에 입항할 때 별도의 작업 없이도 무선으로 국방망과 인터넷, 전장망 등의 체계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해군은 “인명 구조와 재난 지원 등 다양한 국면에서 작전적인 유용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