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국’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용자 수 1억 명이 넘는 인터넷 ‘킬러 서비스’가 올해 6개로 늘었다. 2013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처음으로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한 이후 7년간 꾸준히 영토를 확장한 끝에 받아든 성적표다. ‘K컬처’에 열광하는 글로벌 1020세대를 적극 공략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K컬처’ 열풍이 달아준 ‘날개’네이버는 동영상 유통 서비스이자 K팝 팬 커뮤니티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1억 건을 돌파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네이버가 2015년 내놓은 브이라이브는 K팝 가수 중심으로 관련 동영상을 유통하는 서비스다. 이달 기준으로 해외 이용자 비율이 85%에 달한다. 만 24세 미만 사용자 비중이 84%에 이를 정도로 고객층이 젊다.
브이라이브의 폭발적인 인기는 한류 콘텐츠 수익 모델로 구축한 팬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비롯됐다. 브이라이브가 운영하고 있는 ‘브이라이브 팬십’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K팝 커뮤니티 서비스의 시초다. 팬십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가 팬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다. 여기에 입점한 K팝 가수들은 라이브 공연 관람 티켓, 독점 동영상 등을 세계 시장에 팔 수 있다.
다른 ‘공짜’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네이버는 K팝 가수들이 브이라이브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올해 브이라이브에서 중계한 라이브 공연 횟수는 1년 전보다 1.4배 증가했다. 유료공연이나 팬미팅도 같은 기간 2.6배 늘었다. 이런 영향으로 유료 콘텐츠 구매자는 전년보다 1.9배 증가했다. 지난 27일 브이라이브로 중계된 보이그룹 NCT의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NCT: 레즈넌스 글로벌 웨이브’를 124개국에서 20만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NCT는 한 번의 온라인 공연으로 80억원 이상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브이라이브를 담당하는 김정미 네이버 책임리더는 “브이라이브는 스타와 팬을 디지털 공간에서 연결하고, 가장 생생하고 실감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T 기업으로 ‘우뚝’브이라이브 글로벌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하면서 네이버의 ‘1억클럽 서비스’는 모두 6개로 늘었다. 이용자 수만 단순 합산해도 10억 명이 넘는 거대 고객군이다. 이용자 1억 명을 넘어선 인터넷 서비스를 6개 이상 보유한 기업은 국내에서 네이버가 처음이다. 게임 외 분야에서 2개 이상을 보유한 인터넷 기업도 국내에는 없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국내 인터넷 서비스는 게임업체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추정된다. 올해 글로벌 6억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네이버는 2013년 라인을 ‘1억클럽’에 처음 올려놓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4개국 기준으로 라인의 실사용자 수(MAU)는 1억8600만 명을 기록했다. 2018년 8월 출시된 아바타 기반 SNS인 제페토는 작년 상반기에 글로벌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했다. 이달 기준으로 2억 명을 넘어섰다. 제페토를 만든 스노우가 운영하고 있는 카메라 앱 ‘B612’는 2015년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다. 2017년에는 3억 건을 넘어섰다. 스노우와 회사명, 이름이 모두 같은 카메라 앱 ‘스노우’는 2017년 다운로드 2억 건을 돌파했다.
B612, 스노우를 포함해 ‘소다’ ‘푸디’ ‘라인카메라’까지 총 5개 카메라 앱의 실사용자 수는 2억4000만 명에 달한다. 모두 해외 이용자 비중이 50% 이상이다. 네이버 SNS인 밴드의 글로벌 다운로드 수도 최근 1억3000만 건을 돌파했다.IT업계 관계자는 “라인과 밴드를 제외하고 모두 10~20대의 트렌드를 이끈 것이 네이버 서비스가 세계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