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거대한 색채의 파노라마…류병엽 '토함산 일출'

입력 2020-12-28 17:45
수정 2020-12-29 01:25
첩첩의 산 너머로 벌겋게 물든 수면을 뚫고 가뭇하고 동그란 해가 떠오른다. 갈매기 몇 마리가 비상하며 아침을 반기고, 점점이 떠 있는 구름들은 화창한 날씨를 예고한다. 굵은 선으로 묘사한 단순화된 형태와 빨강, 초록, 노랑, 하양 등의 강렬한 원색이 인상적이다. ‘원색의 화가’로 불린 류병엽 화백(1938~2013)이 1988년 그린 150호 대작 ‘토함산 일출’이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토함산’을 연상케 한다.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가슴속에 품었어라/ 세월도 아픔도 품어버렸어라~’

류병엽은 구상적이면서도 일반적인 구상회화와는 다른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오광수 평론가의 말대로 ‘화면에 담긴 내용보다 색의 파편들이 이뤄놓는 거대한 색채의 파노라마’가 시선을 압도한다. 그러면서도 색채나 형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둘을 아우른다. ‘토함산 일출’은 내년 1월 5일 열리는 케이옥션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 추정가 4000만~7000만원에 출품됐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서화동 문화스포츠부장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