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벌써 2022년 실적을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년 이익 전망치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후년 실적 전망이 높은 기업 중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종목들은 주로 산업재, 소비재 등 콘택트(대면) 소비 관련주들이었다.
증권업계는 해가 바뀌면 후년 이익 전망을 보고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후년 실적이 12개월 선행 EPS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는 논리다.
후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중 아직 주가가 오르지 못한 기업은 주로 산업재와 소비재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한 달(12월 1~28일) 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기업 중 후년 순이익 증가율이 20% 이상인 종목은 CJ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지누스, F&F, 코오롱인더, 화승엔터프라이즈, 넷마블, 애경산업 등이었다.
이들 종목은 월초 대비 주가가 떨어지면서 한 달간 8.38% 상승한 유가증권시장 랠리에 동참하지 못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재와 소비재는 하반기 경기 회복 과정에서 타 업종 대비 회복이 더뎠다”며 “한국의 서비스 매출, 미국의 산업 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서비스 매출이 회복되고 있어 이들 업종의 회복 여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F&F, 화승엔터프라이즈 등 의류업체는 글로벌 소비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졌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0% 이상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과 후년에 걸쳐 실적이 회복될 전망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수입 의류 및 신발 품목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락하고 있다”며 “아디다스의 주요 공급자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후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순이익은 70% 증가할 전망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1월부터 선박 수주가 급증했고 주력 선종인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수주 잔액이 채워지고 있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침실 가구 제조 및 판매업체 지누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볼 타이어 소재 공급업체 코오롱인더 등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