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지난 10월부터 벌여 온 ‘80일 전투’의 종료(12월 30일)를 이틀 앞두고 ‘자력갱신’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내년 1월 초 8차 노동당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에서 “8차 당대회를 향한 80일 전투의 결승선이 눈앞에 왔다”며 “엄청난 도전과 장애가 겹쌓인 속에서 고난과 시련은 컸지만, 우리 인민은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모든 난관을 헤쳐 왔다”고 했다. 이어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며 우리가 강대해지고 잘살기도 바라지 않는다”며 “믿을 것은 오직 자기의 힘뿐”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2800자 분량의 논설에서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4차례 썼다.
노동신문은 올해 코로나19와 잇단 수해로 겪은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기치를 들고 우리의 힘과 기술과 자원으로 (어려움을) 풀어 나가기 위한 투쟁을 줄기차게 벌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6월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남측 물자를 비롯해 외부 지원을 일절 받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은 다음 달 5년 만에 당대회를 열고 새 국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대내외 정책기조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당 사업과 민생 경제 등 내치와 관련된 메시지를 주로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대남·대미 관계와 관련해선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되도록 언급을 삼가고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개최할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 준비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당대회 행사 리허설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