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의 의약바이오 계열사 삼양바이오팜이 항암치료제 아자시티딘주의 유럽연합(EU) 진출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삼양바이오팜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치료제 아자시티딘주 100mg·150mg 두 용량의 판매 허가를 독일 의약품 허가당국으로부터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MDS는 희귀 혈액암의 하나다. 골수에서 혈액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 수와 기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난치성 희귀 질환이다.
이번 허가에 따라 삼양바이오팜은 독일 수출에 착수한다. 내년 1분기 중 유럽 16개국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U 회원국은 통합승인절차(DCP)에 따라 국가별 판매허가(National Phase)만 거치면 판매가 가능하다. 국가별 판매허가는 포장재 설명서 등의 문구 번역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절차다.
삼양바이오팜은 100mg과 150mg 두 가지 용량을 출시해 현재 100mg만 판매되는 유럽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항암제는 환자의 체표면적(인체의 겉면적)을 기준으로 투여량을 결정해 다양한 용량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의료진의 조제 편의성을 높여준다.
아자시티딘주는 다국적 제약사 세엘진이 개발한 MDS 치료제(국내 제품명 비다자주)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EU 아자시티딘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MDS재단은 세계적으로 연간 8만7000여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허가가 까다로운 EU 내에서도 특히 엄격한 독일 식약청의 허가를 획득해 국제적 공신력을 제고했다"며 "삼양바이오팜은 세포독성 항암주사제의 EU와 일본 GMP 인증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바이오팜은 2005년 원료의약품, 2014년 완제의약품의 EU 제조시설 인증(GMP)을 획득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2010년에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GMP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해는 독일 함부르크 주정부 의약품 허가기관(BGV)의 심사를 받아 파클리탁셀주 옥살리플라틴주 도세탁셀주 페메트렉시드주 등 4개 주사제의 EU GMP를 갱신하고 아자시티딘주의 신규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해 삼양바이오팜은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본격화를 위해 세포독성 항암 주사제 공장 증설에 착수했다. 현재 대전 의약공장 부지 내에 액상 주사제 400만 바이알, 동결건조 주사제 100만 바이알 등 총 500만 바이알 규모의 공장을 증설 중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