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8일 사업 성장 방식을 '질(質)'적 성장을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을 담은 '2021년 경영방향'을 발표했다.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계열사의 사업을 더욱 강화하면서 품질·환경 등 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은 최근 진행된 화상회의에서 지난 11월 한 달 간 진행된 사업보고회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에 중점 추진할 경영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실행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우선 내년 경영환경이 여전히 녹록치 않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계속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 최고경영진은 불확실성과 위기에 제대로 대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기회를 찾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실력 차이는 앞으로 분명해질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사업의 성장 방식은 질 중심의 성장으로 중점 추진키로 했다. 양적 성장이나 단순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미래 준비를 위해 지속성 있는 소비자 기반과 데이터 등 미래 성장 자산을 적극적으로 쌓아 사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출을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LG그룹은 설명했다.
핵심 역량 보강을 통해 실행력도 강화한다. 최고경영진 주도 하에 사업 전략을 에자일(Agile, 빠르고 유연한)하게 실행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상품기획, 디지털 전환(DX) 등 핵심 기능의 전문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LG그룹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석유화학 고부가제품, 전지, 5세대 통신(5G) 등 주력 사업의 소비자 기반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하는 등 목표 달성에 필요한 실행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LG상사 등 일부 계열사 분리를 앞둔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의 사업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데이터와 DX를 활용해 사업 역량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강화하는 등 DX 추진을 계속 가속화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품질, 환경/안전이 철저하게 조직문화에 체화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진에게 "품질과 환경, 안전은 내 가족이 쓰는 제품, 내 가족이 일하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임해 나가자"며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사장단부터 솔선해달라"고 당부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