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금융애로 겪는 수출中企에 '맞춤 컨설팅'

입력 2020-12-28 15:06
수정 2020-12-28 15:07

자동차 몰드 금형과 석유화학제품을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는 J사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의 두 배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호황’을 누린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수출 컨설팅 서비스가 계기가 됐다는 게 J사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평소 물건을 배에 실은 뒤 60~90일 뒤 대금을 받는 조건으로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금을 묶어둬야 해 사업을 확장하기가 어려웠다. J사의 컨설팅 신청을 받은 무보는 회사 재무상태를 점검·분석한 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제안을 내놨다. J사 관계자는 “무보의 수출 컨설팅 서비스 덕분에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사업 확장도 가능해지면서 실적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보가 2018년 7월 개설한 트레이드슈어컨설팅센터는 J사처럼 다양한 문제를 겪는 수출 중소기업을 맞춤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컨설팅은 금융 및 무역보험, 수출입, 법률, 회계 등 4개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가 신청 기업을 방문해 1 대 1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는 총 14명으로 대부분이 은퇴한 관련 업계 베테랑이다. 무보의 수출 컨설팅 서비스는 트레이드슈어컨설팅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무보는 지난달 말까지 598개 회사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비스를 받은 기업은 개소 첫해 103곳에서 지난해 237곳, 올 들어 11월 말까지 258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기업들이 무보의 컨설팅을 받아 금융지원까지 받은 실적은 12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4개 분야 컨설팅 중 무보가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문은 금융이다. 수출기업에 맞춤형으로 금융제도 활용방안을 소개해 주는 기관은 무보가 유일해서다.

최근 무보 컨설팅으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기업 중엔 액세서리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M사도 포함된다. 이 회사는 미국 대기업에 물품 선적 후 한 달이 지나 대금을 받는 조건으로 대규모 거래를 제안받았다. 하지만 대금을 떼일 우려 때문에 섣불리 거래를 수락하지 못하고 있었다.

컨설팅센터의 문을 두드린 M사에 무보는 수출보험 가입과 신용 조사 등을 통해 거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일부라도 선수금을 받는 방향으로 바이어와 계약 협상을 하라는 조언도 건넸다. 회사는 조언을 받아들여 무보의 단기수출보험에 가입했고, 선수금 30%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켜 수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