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샌프란시스코에 '금속기둥'…"가만, 뭔가 다른데"

입력 2020-12-27 10:23
수정 2021-03-08 00:02

세계 각지에서 나타났다 사라져 화제를 모으는 금속기둥이 지난 크리스마스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출현했다. 하지만 이번엔 금속이 아니라 '과자'로 만들어졌다.

27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아침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언덕인 코로나 헤이츠 파크의 정상 인근에 진저브레드(생강 쿠키)로 만들어진 기둥이 발견됐다.

언뜻 보면 최근 잇따라 발견되는 금속기둥과 비슷한 형태다. 하지만 금속 대신 진저브레드로 만들어졌고 캔디와 프로스팅(설탕과 버터 등을 혼합해 굳힌 음식)으로 장식됐다.


진저브레드는 크리스마스에 먹거나 장식하는 데 주로 쓰이는 쿠키다. 사람 모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데 쓰인다. 진저브레드와 프로스팅으로 과자 집(진저브레드 하우스)을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 최근 잇따르는 금속기둥을 패러디해 '크리스마스용 버전'을 만든 뒤 몰래 이 자리에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아직 본인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한 시민은 "코로나 19로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이런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깅 중 이 기둥을 발견했다는 앱 개발자 애나다 셔머는 자신의 트위터에 "생강 향이 무척 좋았다"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시 공원 관리 담당 부서 관계자는 "무단설치물이지만 당분간 철거하지 않은 계획"이라며 "이 작은 마법은 시민들이 즐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금속기둥은 지난달 18일 미국 유타주 사막 한가운데에서 처음 출현했다. 당시 이 기둥의 정체나 기둥을 설치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이 밝혀지지 않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외계인의 소행이 아니냐'는 등 각종 추측이 나왔다.


특히 이 금속 기둥은 미국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나오는 검은 비석 '모노리스(monolith)'를 닮아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후 유사한 형태의 금속기둥이 루마니아와 영국, 뉴질랜드 등 각지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