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맞고 혀 마비…현기증에 식은땀 등 알레르기 반응

입력 2020-12-26 09:54
수정 2020-12-26 14:11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한 의사가 혀 마비 증상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미국 보스턴 메디컬센터 종양학자인 호세인 사르저데이 박사가 전날 모더나 백신을 맞았고 접종 몇 분 뒤에 현기증 등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21일부터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모더나 백신 접종자 가운데 알레르기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다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9일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6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조개 알레르기가 있는 사르저데이 박사는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 심장 박동수가 분당 150회까지 치솟았고, 혀가 따끔거리면서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또 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으며 현기증을 느꼈고 혈압도 급격히 떨어졌다. 그는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피네프린을 처방받은 뒤 회복세를 보였다.

보스턴 메디컬센터는 성명을 내고 "사르저데이 박사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며 현재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대변인은 성명에서 "안전 의료팀이 이번 사례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5일 공개한 모더나 백신 검토보고서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한 백신 투여자의 1.5%, 가짜 약 투여자의 1.1%가 각각 과민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 발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에모리대학 알레르기학자인 메린 커러빌라 박사는 미국에서 100만명 이상 코로나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면서 백신 부작용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