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를 확인하면 된다.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면 곧 유행이고 트렌드가 된다.
이 간단한 원리를 올해 주식시장에 적용해봤다. 코스피지수가 1400대에서 2800대까지 오른 올해 투자자들은 어떤 것을 가장 궁금해했을까. 코로나19로 증시가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봄,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올 사회변화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궁금해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조회 수 1위는 키움증권이 4월 초 발간한 ‘코로나가 바꿀 세상’이 차지했다. 2134번 읽혔다. 2위와 3위도 각각 ‘언택트 시대, 달라질 투자전략’(하나금융투자),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투자하는 법 2’(SK증권)가 차지했다.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노련함을 갖춘 전문가를 찾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향해 내리꽂던 지난 3월 17일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전(前) 헤지펀드 매니저가 드리는 조언’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는 숫자가 아닌 경험을 기반으로 대응전략을 밝혔다. 이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급락 이후 반등 구간이 시장의 난이도가 가장 높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를 고려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과 사이클을 타는 업종을 매도하고 무형자산과 미국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국내에서는 공매도 금지를 활용해 적정 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합의가 없는 제약 바이오 업종과 주가상승 동력이 살아있고 저평가된 IT 인터넷 종목을 사라고 권했다. 공매도의 명분은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인데 이런 주식은 주가가 올라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근거였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3장에 불과한 이 보고서는 1275회 조회되면서 9위에 올랐다.
하반기에는 정책 변수가 주도주의 변화로 이어졌다. 관련 주식에 대한 관심이 검색량에 반영됐다. ‘한국판 뉴딜정책-그린뉴딜&디지털뉴딜’(유진투자증권), ‘무선통신-디지털뉴딜+그린뉴딜’(하나금융투자), ‘바이든이 미 대통령이 된다면’(유진투자증권) 등은 1200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분석 리포트에서는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조회 수 1위는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의 ‘SK바이오팜-진짜가 올라온다’가 차지했다. 조회 수 상위 20개 중 4개가 SK바이오팜 관련이었다. 검색횟수 상위 50개 보고서 중 절반 가까이가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신규 상장주에 관련된 것이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키워드 검색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들은 테슬라를 가장 많이 검색했다. 검색횟수만 4482회로 삼성전자의 두 배 이상이었다. LG화학(2662회)이 뒤를 이었고 삼성SDI(1692회)도 상위권에 올랐다. 코로나19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씨젠, 엔지켐생명과학, 에이치엘비, 삼성바이오로직스, 메디톡스 등도 많이 검색했다.
한경제/박의명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