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조국은 예수의 길 걷고 있어…검찰개혁 십자가 짊어져"

입력 2020-12-24 15:47
수정 2020-12-24 15:48

여권 지지자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전 법무부 장관)은 예수의 길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전날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했다.

이에 대해 황교익 씨는 "예수는 유대 제사장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 줄 알았다. 예수는 민중에게 유대의 율법대로 살지 말라고 말했으니 그의 죽음은 예정되어 있었다"며 "도망할 기회도 버리고 협상의 길도 차단한다. 유대 제사장들에게 잡혀가 당당히 죽는다"고 했다.

이어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인지 부활을 했는지는 관심 없다. 낮은 대로만 향하다가 끝내 죽음까지 받아들이는 한 인간의 강철 정신에 매료되어 있다"며 "인사청문회장에서 조국을 앉혀두고 사퇴하라며 압박을 하고 그 절정의 지점에서 검찰이 기소를 할 때에 저는 예수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조국을 죽이는구나. 조국은 자신의 죽음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는 당당히 죽음의 길을 걸었다"며 "골고다 언덕 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 가시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다. 검찰개혁 않겠다 했으면, 법무부 장관 않겠다 했으면 걷지 않았을 길이다. 예수의 길이다. 예수가 함께 걷고 계시다"고 했다.

황교익 씨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기소의 문제점들이 국민에게만 보이나보다. 법원이 위법수사와 기소를 통제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역할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이 판사 사찰을 통해 노린게 바로 이런 것이었다. 윤석열과 대검찰청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4선 중진의 우상호 의원도 "감정이 섞인 판결로 보인다.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항소심에서는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부디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께서 힘내시길 빈다. 끝까지 응원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인 신동근 최고위원은 "'검찰개혁에 집중하느라 사법개혁을 못했다' 오늘 진짜 뼈저리게 실감한다"고 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이번 선고는 법리와 양심에 의한 것이 아닌 확증편향에 경도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여권 반응에 대해 "민주당은 단체로 실성했다. 이 광기는 대체 언제까지 이어질까?"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