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내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100%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순수 전기자동차를 판매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한 번 충전으로 100km를 달릴 수 있는 2인승 소형 전기차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24일 보도했다. 먼저 법인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100대 정도를 판매하고, 2022년부터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내놓을 계획이다.
가격은 160만~170만엔(약 1704만~1811만원)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량을 구입할 때 받는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제 구입부담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도요타가 자국에서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는 전기모터와 휘발유 엔진을 동시에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 2종만 판매하고 있다. 판매지역을 전세계로 넓혀도 순수 전기차는 지난 4월 중국에 출시한 C-HR(사진)이 유일하다.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한 도요타는 그동안 전기자동차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는 '미라이'를 출시해 현대자동차의 '넥쏘'와 경쟁하고 있다.
반면 리튬이온을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00개 이상의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한 도요타는 최근 10분 만에 충전해 500㎞를 달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시험차량을 공개하고 2020년대 초반께 시판할 계획이다. 내년에 출시하는 2인승 전기차에는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합작회사인 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다.
도요타가 일본에서 서둘러 전기차를 내놓는 것은 2030년대 중반께까지 순수 화석연료 차량의 판매를 중지하려는 일본 정부 정책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의 휘발유차 퇴출 정책에는 현재 시판되는 차종 대부분이 휘발유차인 경차도 포함된다.
도요타의 2인승 전기차는 경차로 분류될 전망이어서 경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 전략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