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차기 위원장으로 '강경파' 양경수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 기간 내내 사회적대화 참여보다는 강력한 투쟁을 강조했던 후보로, 민주노총의 투쟁 성향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 말기 노정관계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24일 직선 3기 임원 선거 결선투표에서 기호 3번 양경수 후보가 55.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상대였던 김상구 후보는 44.3% 지지를 받았다. 결선 투표에는 총 선거인 95만505명 중 53만1158명(55.9%)이 참여했다. 새 위원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3년 말까지 3년이다.
양 당선자는 역대 민주노총 위원장 중 첫 비정규직 출신이다. 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 출신인 양 당선자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23일간 단식하며 사내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363일간의 고공투쟁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번 민주노총 선거는 '대화파'와 '투쟁파'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던 김상구 후보가 낙선하면서 민주노총은 또다시 대화보다는 투쟁을 택한 셈이다. 김명환 전 위원장이 사회적대화 참여를 시도했다가 조직 내 강경파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차기 위원장은 투쟁 성향 인물의 당선이 점쳐지기도 했다.
양 당선자는 당선 직후 총파업을 거론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특수고용·간접고용 종사자도 근로자 인정(노조할 권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이른바 ‘전태일 3법’ 쟁취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11월3일을 총파업 날짜로 정하기도 했다.
사회적대화를 거부하고 대정부 강경 투쟁파 위원장 당선으로 문재인 정부 말기 노정관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양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1노총이 준비된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며 "11월 총파업은 역사의 한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기업을 향해서도 "정권과 자본은 낯선 시대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