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조차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청문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현 정부 들어 정의당이 반대하면 청문회에서 대부분 낙마한 전례가 있다.
만약 변창흠 후보자도 낙마한다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임기는 또 한 번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선 지난해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어 결국 낙마, 김현미 장관은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을 세웠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변창흠 후보자는 산재 유족들과 청년들로부터 결국 용서받지 못했다. 정부는 변 후보자를 청문회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진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들 국민의 삶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없는 사람이라면 장관이 되어선 안 된다. 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도 "변창흠 후보자의 과거 망언들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이 앞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한 것은 지금 당장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면피용 사과를 하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4년 전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 사고와 관련해 그 원인이 피해자 김군에게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고,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을 '못 사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한 사실까지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에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들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창흠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후보자의 인성이 부족해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렵다. 변 후보자의 지금까지 행적을 보면 국민의 비난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제2의 조국, 추미애, 김현미가 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또 변창흠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사안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늘 청문회에서 변창흠 후보자에 대한 추가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4년 전 제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신 사항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