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상속인들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11조원대로 확정됐다. 국내 상속세 사상 최대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 보유 주식은 △삼성전자 7만2300원 △삼성전자우 6만8500원 △삼성SDS 17만7500원 △삼성물산 13만2500원 △삼성생명 8만원으로 마감했다.
상속세법 63조에 따르면 주식 상속가액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 전후 2개월(총 4개월)의 평균액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이 회장 주식의 상속액은 지난 8월24일부터 이날까지의 시가 평균액에 따라 계산된다.
해당 기간 종가 평균은 △삼성전자 6만2394원 △삼성전자우 5만5697원 △삼성SDS 17만3048원 △삼성물산 11만4681원 △삼성생명 6만6276원이다. 이에 더해 지난 9월 말 고시된 이 회장의 지분율을 반영하면 이날까지 지분가치 평균액은 총 18조9633억원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였던 고인의 주식으로 20%를 할증하고, 최고 상속세율 50%와 자진신고 공제율 3% 등을 적용하면 최종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11조366억원으로 최종 산출된다.
최근 삼성전자나 삼성전자우 주가가 크게 올라가면서 상속세도 매일 수백억원씩 늘어나 결국 11조원을 넘겼다. 이 회장 별세 당시 종가 기준 상속세 예상과 비교하면 4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삼성전자 4.18%, 삼성전자우 0.08%, 삼성SDS 0.01%, 삼성물산 2.88%, 삼성생명 20.76%였다.
이 회장 상속인의 상속세 규모는 주식분만 따져도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이와 별개로 주식 외에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땅과 서울 한남동 주택 등 부동산 상속분 등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5년 국민연금은 이 회장과 제일모직이 절반씩 소유한 에버랜드 일대 부지 1322만㎡에 대해, 제일모직 보유분 가치를 3조2000억원으로 매긴 바 있다.
이 땅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전체 상속세는 12조원이 넘을 수도 있다. 부동산 상속가액의 50%를 상속세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회계법인은 이 땅 가치를 9000억∼1조8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상속세 신고·납부는 내년 4월 말까지다. 부담을 덜기 위해 나눠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하더라도 상속인들이 5년 간 6차례에 걸쳐 납부할 주식 상속세만 매년 2조원에 달한다.
한편, 상속인들이 주식 지분을 각각 얼마씩 물려받을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그룹의 가풍과 그룹 지배 구조 경영권 등을 감안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분을 상속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