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미성년자 성착취한 안산 목사…강제로 이빨 뽑아"

입력 2020-12-22 15:40
수정 2020-12-22 15:41

최근 경기 안산의 한 교회 목사로부터 약 18년 동안 성착취를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이 추가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는 지난 2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 사건은) 아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교회에 감금한 그루밍 범죄"라며 "음란죄 상담이라고 목사에게 성폭행 당하고 원치 않는 동영상까지 찍은 성착취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8세 어린 아이들이 20년 가까이 교회에 감금돼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집안일과 마스크 접기, 볼펜 조립 등 하루에 3~4시간 밖에 자지 못하면서 부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부지석 변호사는 또 "교회 목사가 이빨이 없기 때문에 '너희들도 같은 고통을 당해야 된다'며 강제로 이빨을 다 뽑았다고 한다"면서 "본인의 가래나 양치한 물을 마시게 하고 평소 병원을 못 가게 해 불구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아동복지전문기관도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부지석 변호사는 "교회를 탈출한 피해자들이 아동복지전문기관에 찾아가 신고했지만 오히려 아동복지기관이 교회를 찾아와 정신지체아동을 보호하고 있다며 칭찬을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후 피해자들이 고소·고발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도 했다.

부지석 변호사에 따르면 이 교회는 어려운 경제 환경에 있는 부모들에 접근해 "교회에서 아이들 교육을 시켜주겠다" 등 회유하거나 시내 학원에서 어리숙한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전도했다.

부지석 변호사는 "부모가 두 분 다 신도인 경우가 있는데 아버지가 아직도 세뇌에서 빠져나오지 않아 이 교회에 있는 경우 애들을 아동복지센터에서 데려오지 못하는 것 같다. 분리 조치를 전체를 다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여기 학생들은 초중고 졸업을 못했다. 밖에 나오더라도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 부분에 대해 국가기관에서 좀 더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최근 20대 여성 3명에게서 "목사로부터 성착취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여성들은 목사가 "음란마귀를 빼야한다"며 범행했고 관련 동영상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은 이 교회 신도의 자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성인이 된 후 목사에게서 벗어난 뒤 한동안 신고하지 못하다 최근 용기를 내 고소했지만, 목사 측은 고소 내용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목사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목사의 교회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