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비투비 정일훈이 상습 마약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일훈은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기 한 달 전에 군에 입대해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대중적인 호감이 높았던 팀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7월 정일훈과 공범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정일훈은 지인을 통해 대신 구매하는 방식으로 대마초를 입수, 그 과정에서 가상화폐가 활용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이 보도된 이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정일훈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정일훈은 보도된 바와 같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향후 진행되는 조사에서도 성실히 임할 수 있게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경찰이 해당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 전 정일훈이 군에 입대했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 중에도 마약 혐의와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던 정일훈은 지난 5월 28일 입대해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이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은 그 이후인 7월. 이에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입대 당시 정일훈은 SNS를 통해 "그동안 활동을 쉬면서 여러분들과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던 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락도 없고 가끔씩 들려오는 소식만 있을 뿐 답답함을 많이 느끼셨을 것"이라며 "그 시간 동안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비투비는 2012년 데뷔한 이래 큰 논란 한 번 없이 오랜 기간 활동해온 팀이다. 장난기 넘치고 바른 이미지로 '비글돌'이라는 타이틀 아래 대중적인 사랑을 얻었던 만큼 팬들의 충격과 실망도 큰 상태다. 무엇보다 정일훈은 작사·작곡 등 음악 작업을 주도해왔던 멤버로서, 그간 '무비', '울면 안돼', '그리워하다', 너 없인 안 된다' 등 다수의 비투비 곡을 히트시키는데 기여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노래로 많은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 사건으로 팀 전체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비투비는 현재 유닛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을 제외한 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프니엘은 지난달 유닛 비투비 포유를 결성, 다음 달 첫 온라인 콘서트까지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무엇보다 비투비 완전체 컴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비투비는 현재 정일훈을 비롯해 임현식, 육성재가 군 복무 중이다. 비투비 완전체는 2022년 2월 정일훈의 전역 이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달 진행된 비투비 포유 데뷔 쇼케이스에서도 멤버들은 완전체에 대한 강한 기대와 신뢰를 내비쳤다. 당시 멤버들은 "7명이 아니라서 아쉽다"면서 "잘 기다리고 활동하고 있으니 다치지 말고 돌아와서 7명이서 같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투비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포유라는 새로운 유닛명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리더 서은광은 "비투비로 나가면 활동을 못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나도 군대에서 비투비 멤버들을 봤을 때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비투비 완전체를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유닛명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약 파문으로 사실상 비투비 완전체 컴백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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