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나이가 몇인데" 지적에 2016년 조국 "아버지에게 배운대로 한다"

입력 2020-12-22 10:01
수정 2020-12-22 13:52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 1400만원을 지급받은 것과 관련해 "예술가들은 집에만 있으라는 거냐"고 말했다.

문준용 씨는 21일 코로나 시국에 전시를 하느냐는 지적에 "방역 지침은 준수하고 있으니 걱정 마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준용 씨는 "미술 전시회가 무슨 파티 같은 곳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시회는 작품을 파는 곳”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그거라도 해야겠으니 피눈물을 흘리며 혹여 한 점이라도 팔아보려는 거다. 비디오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놓으면 다음에라도 팔리겠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국에 전시회 하지 말라는 건, 예술가들 모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있으란 거냐. 아무도 초대하지도 못했다"며 "여기저기 계약해 놓아서 취소할 수도 없다. 만약 3단계 시행되면 바로 문 닫을 각오하고 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문준용 씨는 앞서 글을 통해 "멈춰 버린 산업을 장려하는 이번 지원금은 그러한 취지로 처음부터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계획을 상세하게 제시받아 적절한지를 심사해 저를 선정한 것이다"라며 "지원금은 별도 통장에 넣어 작가가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하고, 영수증 검사도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명에 주부 논객 ‘삼호어묵’은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이름만 들어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을 누구나 아는데 "(재단이)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삼호어묵은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로 시작하는 글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 도대체 몇 살인데 글을 이런 식으로밖에 못 쓸까"라며 "찾아보니 놀랍게도 나와 정확히 같은 나이 또래다. 단언컨대 대통령 직계 가족으로서는 물론 이제 사십줄에 들어서는 이로서도 쓸 만한 글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삼호어묵은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라면서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름대로 억울함도 답답함도 물론 있을 줄 안다. 그런데 그 억울한 거 답답한 거 성질대로 다 따박따박 따질 수 없는 자리가 바로 그 자리 아닌가?"라며 "설마 아버지가 출마하면서 가족들한테 그런 얘기도 안 해 주셨나?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얘기 안 해 주시던가? 그냥 해외 많이 다니고 돈 많이 벌고 큰 집 살고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높으니까 킹왕짱인 자리이기만 하다고 하시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착각하는 것 같은데~'라니....백보 천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 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다"라며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골 촌구석에서 구멍가게 하는 내 어머니는 전 국민이 받았던 지원금도 ‘우리는 그래도 살 만 한데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받느냐’고 나에게 말씀하셨다"며 "혹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안 해주셨는지 궁금하다"며 했다.



문준용 논란에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트윗 글이 재조명됐다.

조 전 장관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아버지에게 배운대로 한다"는 글을 썼다.

서울대생들은 이 글을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 사례에 빗대 "조 전 장관은 정말 미래를 예언하는 분이다", "보르헤스 바벨의 도서관이 조만대장경이랑 붙으면 진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 전 장관은 2013년에는 당시 윤병세 외교부장관 후보의 대학생 딸이 가계곤란장학금 5회를 수령한 것과 관련해 "이건 정말 아니다. 교수 월급받는 나는 사립대 다니는 딸에게 장학생 신청을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 사람은 재벌에 비하여 자신의 가계는 곤란하니 신청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 딸은 아버지가 윤 장관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령을 비난한 바로 다음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두 학기 연속, 총 800만 원의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주로 대상인 총동창회 장학금이었다. 2016년부터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여섯 학기 연속,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성적이 부진한데 따른 낙제를 하고 유급을 당하자 이를 격려하기 위한 장학금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문준용 씨는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4월 코로나19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예술인 및 예술단체를 돕기 위해 45억원의 추경예산으로 마련한 사업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