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코로나 새 진원지 되나…변종 1000종 발생에 유럽 '발칵'

입력 2020-12-21 09:22
수정 2020-12-21 09:40

화이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긴급승인하고 접종에 들어간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해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백신의 효능이 감소할 것이란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휘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새로운 변종이 더 빨리 퍼지고 있고 수도와 남동부 지역에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새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가 1000여 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균주가 더 높은 사망률을 유발하거나 백신과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률은 지난주 런던에서 거의 2배가 됐고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70%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만5000명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에서 등장한 코로나19 변종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게 작용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신중론을 폈다.

미국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도 영국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날 CNN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변이가 심할 경우 기존 백신이 듣지 않는 경우도 있어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유럽 각국의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도버항구는 "프랑스의 국경통제 때문에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사람이 동행하는 모든 영국발 운항을 금지한다"고 전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21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영국에서 오는 모든 이동을 중단한 데 따른 조치다.

도버 항구는 영국과 유럽 대륙 서쪽 끝에 있는 프랑스를 이어주는 교통 거점이다. 프랑스는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을 포함해 영불해협 아래의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에서 오는 이동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도 영국에서 여객선을 타고 오는 승객들의 입국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확산을 들어 영국발 항공편 도착도 금지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