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직장인 연말정산을 앞두고 민간 인증 서비스 업체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달 초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서 민간 인증 서비스를 통해서도 연말정산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1월부터 주요 공공 웹사이트인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국민신문고 민원·제안 신청서비스에서 민간 인증 서비스(전자서명)를 이용할 수 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통신 3사를 비롯해 카카오, NHN페이코, 국민은행, 한국정보인증을 이날 최종 민간인증 시범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은 다음달 15일 시작하는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부터 이 사업자들의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여러 인증 서비스 업체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원스톱으로 인증받는 방식이다. 연말정산을 할 때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가 보관된 저장 매체를 써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연말정산이 민간 인증서 시장의 주도권은 물론 향후 파생 사업의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 2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직장인이 민간 인증 서비스를 처음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향후 다른 곳에서 온라인 인증이 필요할 경우 연말정산 때 사용했던 인증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기 쉽다. 민간 인증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인증 시장은 규모가 700억원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이용자를 다른 서비스로 유인할 수 있어 IT 플랫폼 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인증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통신 3사는 공동으로 만든 인증 서비스인 패스가 휴대폰 가입 정보를 바탕으로 2단계 인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안 수준이 높다고 주장한다. NHN도 자사의 페이코 인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토스는 이번 시범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