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너무 늦었다"…日 스가 지지율 40%대 붕괴

입력 2020-12-21 17:04
수정 2020-12-22 03:03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서면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40% 아래로 추락했다.

아사히신문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9%로 지난달(56%)보다 17%포인트 급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5%로 전달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월 16일 6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스가 내각이 100일도 안돼 부정적인 여론이 긍정적인 여론을 앞서는 ‘데드크로스’를 걱정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특히 자민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83%에서 67%로 떨어져 지지 기반의 민심 이반이 뚜렷했다. 지지율이 워낙 빠른 속도로 떨어지자 일본 정계에선 벌써 스가 내각이 단명 정권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미숙한 코로나19 대응이 지지율 급락의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6%로 한 달 만에 16%포인트 늘었다. ‘평가한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스가 총리의 지도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70%에 달했다. ‘발휘되고 있다’는 답변은 19%에 머물렀다. 스가 총리는 8년여간의 관방장관 경험을 통해 쌓은 위기관리 능력을 최대 자산으로 내세우지만 일본 국민에겐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 캠페인의 중단 시점이 너무 늦었다’(79%), ‘스가 총리가 5명 이상이 모인 회식에 참석한 것은 문제 있다’(66%) 등 스가 총리 및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16일 첫 환자가 나온 지 11개월 만이다. 20일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2496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되면서 누적 감염자 수는 20만68명으로 늘었다. 불과 3주 만에 확진자가 5만 명 늘어나 누적 감염자 수는 52일 만에 2배가 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내년 여름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도 크게 줄었다.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비율이 30%로 한 달 만에 11%포인트 하락했다. ‘다시 연기해야 한다’(33%)와 ‘중지해야 한다’(32%) 등 개최에 부정적인 응답이 65%였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