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중은행 금리가 연 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대조적이다. 늘어난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높여 잔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이 취급 중인 208개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1.91%로 집계됐다. 올 들어 가장 낮은 금리를 보였던 지난 8월 연 1.50%와 비교해 4개월 만에 0.4%포인트 넘게 올랐다.
1000만원을 1년 맡기면 15.4%의 세금(2만9414원)을 뺀 16만1586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금리(연 2.14%)와 비교하면 이자 규모는 10% 넘게 줄었지만 지난 4월과 비교해서는 22%가 늘었다.
최고 금리도 연 2.55%다. 드림저축은행의 '톡톡정기예금'으로 저축은행 예금상품 가운데 최고 금리가 가장 높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연 2.30%~ 2.53%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 예금상품은 연 1%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이 연 1.3% 금리로 가장 높다. 4대 은행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0.45%~0.60%에 머물고 있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이는 건 급격하게 늘어난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저축은행들은 올해부터 110%의 예금 대비 대출비율(예대율)을 적용받고 있다. 늘어난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금 잔액을 늘려야 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시중은행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의 올 3분기 말 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8267억원 늘었다. 지난 1분기 7892억원, 2분기 9298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 수요에 대응하는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올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대출 영업을 위해서는 예금 금리를 높여서라도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 수요에 따라 저축은행 간 금리 경쟁이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