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대북정책 설계자' 라종일 "대북전단금지법 논리 조잡해"

입력 2020-12-21 11:58
수정 2020-12-21 11:59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책사'였던 라종일 전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가천대 석좌교수·사진)도 비판했다. DJ 대북 참모마저 비판한 대북전단금지법라종일 교수는 최근 독일 국영방송 '도이체빌레(DW)'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정부 논리가 조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DW에 따르면 라종일 교수는 "전단을 이용한 대북 선전은 효과가 제한돼 개인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사람들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종일 교수는 정부와 여당의 논리인 '접경지역 주민 안전 보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논리가 "극도로 허약한 설명"이라면서 "자국민이 외부의 힘(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면 이를 보호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의회 이어 영국 의회도 문제 제기라종일 석좌교수는 국가정보원 고위직, 주일본·영국 대사 등을 두루 역임해 이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원로 외교안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해외·북한 담당 1차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선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했다.

대북전단금지법 국회 통과 전후로 미국과 유럽, 유엔 등 국제사회는 공개·비공개 서한을 통해 문제 제기하며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문제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추구해온 법치주의상 '비례성의 원칙'이 깨졌다는 데 있다.

한편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대내외 비판이 거세지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접경지역 주민 대표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