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 총리(왼쪽 두 번째)가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관광지구를 우리 식으로 건설해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 휴양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지난 1월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이유로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연기했던 북한이 내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금강산 개발을 갑작스레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덕훈이 강원 고성항 해안 관광지구 등을 돌아보면서 “당의 구상을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계획에 반영하는 데서 나오는 실무적 문제를 토의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설계·시공을 위한 대책들이 논의됐다. 김덕훈은 “인민들이 자연 경치를 한껏 즐기며 휴식할 수 있도록 관광지구 건설에서 ‘선(先) 편리성, 선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작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사업을 혹평한 뒤 남측 시설 완전 철거를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김정은은 당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날 “남과 북은 금강산을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만나 협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