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졸피뎀 밀반입' 보아, 박봄과는 다르다?

입력 2020-12-18 09:12
수정 2020-12-18 11:05

지난 20년간 사건·사고 하나 없이 활동했던 '아시아의 별' 보아(본명 권보아·34)가 졸피뎀 밀반입 의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많은 팬들은 "20주년을 맞은 해에 정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SBS '8뉴스'는 지난 17일 "한류스타 A 씨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일본에서 배송받아 검찰에 소환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A 씨가 졸피뎀뿐만 아니라 복수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보도 직후 9시 21분경 '보아 관련'이라며 공식입장을 내고 '밀반입'이라는 표현에 전혀 다른 해명을 했다.

SM은 "해외지사의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다"면서 "먼저 이로 인해 팬 여러분은 물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보아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성장 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고 의사의 권유로 처방 받은 수면제를 복용해왔다. 하지만 해당 수면제에서 어지러움과 구토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이런 상황에 대해 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SM은 "일본 활동 시 같이 생활한 바 있던 직원은 보아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 과거 미국 진출 시 단기간에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수면 장애로 보아가 일본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대해 부작용이 없었던 것을 떠올렸고, COVID-19로 인해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현지 병원에서 확인을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약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직원은 성분표 등의 서류를 첨부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약품 발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현지 우체국에서 확인받았지만,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 받은 약품이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한 채 성분표를 첨부해 한국으로 약품을 배송했다"고 덧붙였다.

SM은 "통관, 무역 등의 실무, 절차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약품을 취급 및 수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받은 이들도 사전 신고 및 허가를 얻어 수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문제성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지 우체국에서 성분표를 첨부하면 해당 약품이 해외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만 듣고, 약을 발송하는 실수를 범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직원은 최근 수사 기관의 연락을 받고 실수를 인지, 수사 기관에 적극 협조해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SM은 "조사 과정에서 보아에게 전달하는 의약품임을 먼저 이야기하며 사실관계 및 증빙자료 등을 성실히 소명했다"면서 "조사를 받게 된 보아도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보아의 이번 케이스는 투애니원 출신 박봄의 사건과 비교된다. 박봄은 2010년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이 함유된 에더럴을 밀반입하려다가 인천공항 세관에 적발돼 검찰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박봄은 미국에서 해당 의약품을 대리처방을 받고 이를 모양이 비슷한 젤리류에 섞어 공항 통관절차를 거쳐 밀반입했다. 암페타민은 인천에 사는 조모의 집과 부모의 집을 거쳐 박봄에게 배송됐다.

박봄은 당시 암페타민 밀수입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입건유예' 처분을 내렸다. 당시 박봄은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 불법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간의 비난은 쏟아졌고 박봄은 무려 8년간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당시 박봄 담당 검사는 "이례적인 판결이었다"라며 법무부 홍보대사였던 투애니원 멤버 박봄 봐주기식 수사를 지적했다.

박봄은 젤리에 섞어 약을 '밀반입'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고의적인 범죄라는 의혹을 명백히 벗지 못했다. 박봄에겐 아직도 '약 밀반입'이라는 주홍글씨를 떨쳐내지 못했다. 보아의 경우 일본 현지에서 성분표를 첨부했고, 직원의 '실수'라는 점에서 '밀반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보아가 혐의를 벗기 위해 직원을 몰아가는 것 아닌지, 왜 일본에서 대리처방을 받은건지,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개진되고 있다. 소속사가 먼저 보아임을 밝히고 사과한 만큼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SM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SM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보도된 소속 아티스트 보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당사의 입장을 말씀 드립니다.

이번 일은 무역, 통관 업무 등에 지식이 없던 당사의 해외지사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먼저 이로 인해 팬 여러분은 물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해외지사의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습니다. 이에 상세한 경위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보아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성장 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 의사의 권유로 처방 받은 수면제를 복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지러움과 구토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고, 이러한 안좋은 상황에 대해 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바 있습니다.

이에 일본 활동 시 같이 생활한 바 있던 직원은 보아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 과거 미국 진출 시 단기간에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수면 장애로 보아가 일본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대해 부작용이 없었던 것을 떠올렸고, COVID-19로 인해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현지 병원에서 확인을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약품을 수령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성분표 등의 서류를 첨부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약품 발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현지 우체국에서 확인 받았지만,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 받은 약품이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한 채 성분표를 첨부해 한국으로 약품을 배송하게 되었습니다.

통관, 무역 등의 실무, 절차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약품을 취급 및 수입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받은 이들도 사전 신고 및 허가를 얻어 수입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문제성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지 우체국에서 성분표를 첨부하면 해당 약품이 해외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만 듣고, 약을 발송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최근 수사 기관의 연락을 받은 후 본인의 실수를 알게 된 직원은 수사 기관에 적극 협조하여 이번 일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더불어 조사 과정에서 보아에게 전달하는 의약품임을 먼저 이야기하며 사실관계 및 증빙자료 등을 성실하게 소명하였으며, 이에 조사를 받게 된 보아도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음을 말씀 드립니다.

당사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직원에 대한 다방면의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보아도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을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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