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중대한 진전' 때까지 돈 풀겠다"…달러약세 흐름 이어진다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0-12-17 10:20
수정 2021-01-02 00:31
미국 중앙은행(Fed)이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0.25%로 동결하고 중장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뜻을 내비췄다.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이 내년 9월로 연장되는 등 국내 외환시장에 긍정적 소식도 전해졌다. 달러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Fed "매달 1200억달러 풀겠다"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41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40전 내린1093원60전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과 같은 1094원에 거래를 시작해 소폭 등락하고 있다. Fed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달러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배포한 회의결과 자료에서 양적완화 기준(qualitative forward guidance)으로 "고용·물가목표 달성에 '중대한 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이 있을 때까지 자산매입을 현 수준(매달 미 국채 800억달러, MBS 400억달러 매입)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미 Fed의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를 보면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원들은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미국 투자은행은 Fed 결정과 제롬 파월 Fed 의장 발언이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Fed는 이번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3.7%에서 -2.4%, 내년은 4%에서 4.2%로 높였다. 백신 보급에 따라 내년 하반기 경기가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Fed는 한국은행을 비롯해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점은 기존 내년 3월 31일에서 내년 9월 30일로 6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숨 돌린 외환당국, 개입 나서나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추려는 외환당국의 개입은 변수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내고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유지했다. 올해 초 환율조작국에서 해제돼 관찰대상국이 된 중국도 그대로 명단에 남았다. 관찰대상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 일종의 경고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에 스위스와 베트남은 환율조작국으로 추가됐다.

관찰대상국 판단 기준은 ▲지난 1년간 200억달러 초과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3가지다. 3가지 중 2가지를 충족하거나 대미 무역흑자 규모 및 비중이 과다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된 만큼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은 더 넓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국이 관찰대상국 유지에 그치면서 단기적으로는 원화 초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당국 운신의 폭이 확대됐다"며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